정금공소/My Story

8일간의 딸집지키기

엔젤의오두막 2011. 4. 12. 23:56

 

안주인이 없는 집은 삭막하다.("젊은 할머니의 손주돌보기" 연속)

부부가 여행떠난 집에 아이들과 내가 있지만

그래도 집안공기는 서먹하다.

학교에서 돌아와 엄마에게 응석을 부릴텐데....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어색하기만하다.

 

 

아이들과 있는 8일동안 나는 열심히 고기요리만하는 중이다.

딸이 시장봐 놓고간 것도 다 고기만 사다놓고 갔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엄마없는 외로움도 잊혀지리라.

오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고추장찌개.

돼지고기가 아주 신선하다. 고기는 연해지게 먼저 끓인다.

 

 

야채는 항상 집에 있는 재료들로 하고 손주가 좋아하는 두부는 마니마니~

 

 

고기가 어느정도 익으면 야채들을 함께 넣어주고

고추장과 고추가루 약간, 마늘, 고추장으로 간이 안맞으면 소금 약간!

감자가 푸욱~ 익어야 흐물흐물하니 맛있다.

마지막 두부넣고 한소큼 끓여내면 된다.

엄마 손맛이 아이들에게는 맞겠지만

그래도 할머니 음식솜씨도 만만찮다.

아니나 다를까? 잘 먹어주니....음~역시 내 손맛이 아직 쓸만한가보다. 

 

 

 

 

딸 부부가 돌아올 날이 이틀 남았다.

이제부터 슬슬 집안 정리를 시작해야 할 것같다.

아이들과의 짧은 시간이 아쉽게 끝나가고 있다.

언제 이런 귀한 시간이 내게 주어지겠는가?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

나는 좋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어땠을지...

아침 저녁을 아이들 반찬에 맞추다보니 내 속이 속이 아니다.

느글느글하니...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아 활명수도 한병 먹었다.

나물도 먹고 싶고, 상추쌈도 먹고 싶고,된장국도 생각이 난다.

 

 

울릉도 여행에서 사온 특산물 부지갱이 나물이다.(집에서 공수해 왔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보기는 뻣뻣해 보여도 맛은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아주 그만이다.

푹 삶아 찬물에 우려내어 식용유,간장,소금조금,마늘 넣고 볶았다.

너무 맛있어~

 

 

된장찌개도 바글바글~

오늘은 내가 먹고 싶은 거 먹을란다.

 

 

 

아유~ 얼마만에 만나는 밥상이냐?

나만 좋은 줄 알았더니 아이들도 조기와 된장찌개를 맛있게 먹는다.

아이들과 8일간의 여정 끝날 만찬.

 

 

빨래도 왠만큼 다하고...... 청소도 다하고...이젠 집에 갈일만 남았네~

내가 있는동안 아이들은 어땠는지....

나는 참 좋은 시간이었는데....

말끔한 집안에 멍하니 앉아 휘 둘러 보니

먼 길 떠나는 사람처럼 내가 휑~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잘해 놓고 가는건지 모....르.....겠....다......

아파트 단지 안에 핀 산수유.

내일은 나도 카메라 들고 밖으로 나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