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봄날 어느하루이야기.
어제는 딸가족이 오두막을 방문했다.
우리 부부가 좋아서 택한 산골살이에
아이들은 도시의 바쁜 생활로
자주 오질 못해 아쉽다.
직장이고 학교고 바쁜 도시생활에 얽매여있는 현대인들.
하루밤 이곳에서 쉬며
하늘의 별도 보고
냇물소리며...
요즘 한창 울기시작한 개구리소리며...
다 들려주고
하룻밤 지냈으면 좋으련만...
일년이 된 지금까지 아이들은 한번도 자고 가질 못했다.
내일모레 다가오는 남편의 생일.
딸가족의 특별한 오두막 외출 이유이다.
금년 처음 따뜻한 날씨덕에
야외에 식탁을 차렸다.
길고 긴 겨울
지루한 산골에서
겨우내 호작질한 내프킨.
처음 꺼내어 본다.
투박스런 무명천에 들꽃들을 수놓았었다.
딸이 제일 마음에 들어한다.
내프킨 예쁘게 만들어 자기에게도 선물하란다.
내년 겨울에나 되야될텐데...
작년 처음 이곳에 들어와
만들어 놓았던 장아찌들.
고추,매실,뽕나무 장아찌가 고기맛을 더한다.
고기와는 평범하게 쌈채소를 먹지만
오두막에서는 이 장아찌가 더 잘 어울려
고기요리에 빼놓지 않는다.
딸내외가 사들고 온 유명한 횡성한우와
작년 말려놓았던 고구마줄기나물과
김장김치와 장아찌 냉이된장찌개가 오늘반찬의 전부이다.
남편이 나무를 자르다 실수로 나온 작품하나.
모양이 제 멋대로 생긴 나무조각.
버리기 아까워 두었었는데....오늘 제대로 분위기를 낸다.
페퍼질을 해 과일이라도 올려놓아보련다.
맛난 야외바비큐파티도 잠시
또 바삐 도심으로 돌아가야하는 딸가족들.
바람처럼 잠시 왔다 돌아가
다시 부부만 오두막에 남았다.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을 했다.
예전 우리 부부가 바삐 서울로 돌아올 때면 많이 섭섭해 하시던 어머님.
오늘은 내가 그 어머님이 되어있었다.
그렇게....
나이들어 가나보다.
내일은 주일 공소예절로 미사를 대신하고...
돌아와 나무에 거름주고...
그러면서
또 하루가 바삐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