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살아가는 이야기
우체통엔 우편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엔젤의오두막
2013. 6. 7. 08:32
"여보 카메라들고 1호집 우체통 좀 들여다봐~"
밭일 삼매경이던 남편이 다가와 하는말입니다.
"갑자기 우체통은 왜?"
"글쎄 가봐봐~ 당신 좋아할 일 있어"
무언가 재미난 일이 벌어짐을 알 수 있었지요.
무엇이든 카메라를 들이대는 아내를 이상하게 봐오더니
요즘은 많이 변한 남편의 배려입니다.
부지런히 카메라들고 살금 살금~
1호집(비슷한 시기에 입주한 이웃들을 입주 순서대로 부름)
오마나 깜놀~
새가 둥지를 틀고 있네~
조막막한 작은새가
카메라를 보니 눈이 휘둥그레 지며
품고 있는 알을 보호하기 위해
눈만 더 커다랗게 뜨고는 꼼짝을 않습니다.
그래~그래~ 아기품고 있는거야?
미안해~
사진 한번만 찍고 갈께~
어떤 일이든 예사롭게 보지 않는 남편이
밭일을 하다가
우편함 주위를 돌고 있는 새를 눈여겨 보고는 가보았다네요.
아마
아빠새가 어미새에게 먹이를 날라주느라
왔다갔다 했겠지요.
1호집은 2~3주만에 하루 이틀 다녀가는 주말주택입니다.
며칠 지난 후 가보았더니 방향만 바꾸고 또 그 모습.
도심 어느곳에서 가끔은 이런 일이 있기는 하지만
산골에 우편함에는 이런일이 자주 있다네요.
신기한 모습에
문밖을 나서면 눈길이 자꾸 그곳으로 갑니다.
아직 이름도 모르는 새야~
자주 안갈께~
예쁜새끼 편히 나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