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꽃 이야기
가을하루를 그리다.
엔젤의오두막
2013. 10. 24. 07:30
초록 세상 화려했던 여름이 가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추위가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설악산에는 벌써 첫 서리가 내렸다는데
다행히 아직 이곳은 덜 추운가봅니다.
아침이면 창밖 이웃집의 지붕에
연한 서리가 보이기도 하지만
한낮은 아직도 땡볕이 덥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침저녁의 쌀쌀한 기온을 이기지 못하는
마당꽃밭은
꽃들의 낙엽이 널부러져 뒹구릅니다.
남편은 꽃밭정리한다고 엄포를 놓고
겨울채비를 서두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조촐한꽃 백일홍.
마지막을
제 손으로 추스려봅니다.
느즈막 피인
구절초 몇송이와
들 쑥부쟁이 꺽어다 물에 담가봅니다.
지는 꽃들이라 그런지
더 추워보이고 가련스럽네요.
햇살이 산등성이 너머 제집으로 돌아가고 나면
산골은 더 스산해집니다.
내일은 춥답니다.
남편은 옆에서
고추장 담글 끝물고추 얼지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네요.
내일은 조금 늦었지만
소국 따서
꽃차도 만들어야하고
개똥쑥꽃 말려놓은 것 손질할려구요.
산골 가을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