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의 오두막 (flower-picnic)

주부일생에 몇번이나 될까? 나만의 시래기밥. 본문

오두막 산골밥상/매일밥.죽

주부일생에 몇번이나 될까? 나만의 시래기밥.

엔젤의오두막 2012. 9. 7. 08:00

 

 

몇달을 귀농에 집중하며 체력이 한계에 달했다.

 

어제부터 몸이 아파 횡성에서 병원 첫 신고식을 했다.

 

몸이 아프니 입맛이 없다.

 

주부는 이럴때 제일 밥 해 먹는 것이 힘들다.

 

누군가 해 준 음식은 그래도 먹겠는데...

 

더구나  정금산골에는 아픈 나를 알아줄 이가 아무도 없다.

 

작년 겨울 얻어다 논 묵은시래기.

 

아끼고 아껴두었던 것이다.

 

오직 나를 위해 부지런히 저녁을 짓는다.

 

재  료: 물에 충분히 불린 시래기 한줌, 쌀한컵.

양념장: 간장,매실청,파프리카, 파,깨,참기름

 

 

 

 

 

 

 

마른 시래기는 삶아 물을 몇번 갈아주며 우려준다.

부드러운 맛을 위해 얇은껍질 벗겨 깔끔하게 준비.

쌀은 미리 30분 정도 불려놓는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썰어 넣고

 

 

 

압력솥이 아닌 뚝배기에

불린쌀 넣고 쌀보다 약간 더 물 부어주고~

그 위에 시래기 올려

중불에서 끓기 시작하면 바로 약불로 조절하며 밥을 짓는다.

 

 

 

 

밥이 되는 동안  예쁜 색깔의 파프리카 잘게 자르고~

시각적~

영양학적~

 

 

 

간장에 깨와 참기름,매실청 넣어 맛나게 양념장 준비~

 

 

 

 

고실고실하게 지어진 시래기밥에 양념장과 김치 하나.

 

나 자신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데 자연스럽지 못하다.

 

혹 혼자 먹게되는 끼니는 항상 남아있는 반찬으로 해결하게 된다.

 

주부가 오로지 나만의  밥을 짓는 일이 일생에 몇번이나 될까?

 

밥을 짓기 위해 집중한 내가 참 어색하다.

 

 

 

양념장을 얹으니 색깔이 예쁘다.

 

 

 

 

적당히 익어 신맛이 나는 김치와 시래기밥.

 

확실히 메뉴선택 탁월~

먹기 전부터 군침이 입안 가득~

와구~와구~쩝~쩝~

아픈 몸은 어디갔는지...없던

입맛을 살려준다.

 

여럿이 어울려 먹는다면 더 맛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시래기밥을 생각한다.

그날은 더 맛있게 만들어 먹어야지~

 

 

 

TIP: 밥은 비벼먹는 것이므로 절대 질면 NO~

미리 불려 물의 비율을 쌀보다 약간 더 하면 적당~

 

 

 

어제와 오늘 바람이 다르다.

이젠 가을바람~

가벼운 책 한권 들고

텃밭에 나가 앉아 가을바람을 맞고 싶어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