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의 오두막 (flower-pic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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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공소/성당이야기

기도 1

엔젤의오두막 2011. 6. 17. 09:00

 

 

명동성당에 미사를 드리러 갔던 몇일 전 일이었다.

습관처럼 항상 성전의 맨 앞 줄을 찿아 앉는 나는

내가 앉는자리에 젊은 청년이 앉아 있어 바로 그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자연히 앞의 청년의 움직임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일초를 조용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  그의 어수선한 움직임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아! 오늘 미사는 망쳐버렸어!

분심이 들어 곧 시작되는 미사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머리를 긁고,옷을 만지고,뒤를 돌아보고,옆을 보고,

 쉴 새없이 같은 동작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그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리를 옮기려고도 생각이 들었으나 미사가 시작이 되고....

분심이 드는 가운데 그의 등을 바라보며 이 미사 중에라도 그가 좀 차분해지기를 기도했다.

그래야 내가 미사를드릴 수 있었기에....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남루한 옷차림에 수척하고 불안정한 모습.

그 등을 통해 그의 간절한 마음이 내게 전해 온 것일까?

"주님!  이 시간 저 빈약한 등에 은총을  주시기를 청합니다."

내게서 나오는 기도였다.

산만하지만  전례를 잘 따라가는 그가 예사롭지는 않았다.

잠깐만이라도 내 손으로 붙잡아 몸 좀 덜 흔들고

일분일초라도 내 손으로 편안하게 안정을  찾아 줄 수 있다면....

 그가 미사를 드리는 시간  나도 간절히 그를  위해 기도했다.

"주님! 저 청년을 보십시오.

지붕을 뚫고 중풍병자를 예수님 앞에 내려 놓은 친구들 처럼 저도 이 청년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의 기도를 통하여 오늘 단 하루만이라도 정상으로 돌아가 편히 잠 잘수 있게 해주십시오."

미사드리는  시간 내내 그의 기도가 끊임없이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끝난 시간 그가 나가는 길을 부리나케 따라가며 눈인사로 잘 가기를 빌었다.

알지도 못하는 어떤이를 위해 간절히 눈물로 기도한다는것 .

귀하고 소중한 새로운 경험이다.

이 경험도 주님께서 주셨을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내 기도보다 더 중요한 기도가 어디있겠는가?

그러나 오늘 알았다.

남을 위해 기도한다는것이 어떤것인가를....

내 넋두리에 이웃에게 눈 돌리 여유없이 살아온 날들이 부끄럽게까지 생각이 든다.

그가 그날 집으로 돌아가 오랫만의 숙면을 취했을지는 모른다.

그러나 감사했다.

그리고 어디에서부터 오는건가?

 이 기쁜마음!

내가 이웃을 위해 기도하게 해 주신 그 분께 감사를 드린다.

 

 

당신 앞에 누군가의 등이 간절해 보이지 않나요?

당신께 기도를 청하고 있는 이웃을 돌아봐 주세요.

 

 

 

야고보서 5장13절~18절

 

 

여러분 가운데에 고통을 겪는 사람이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십시오.

즐거운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사람은  찬양 노래를 부르십시오.

 

 

여러분 가운데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그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 그가 죄를 지었으면 용서를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로 죄를 고백하고 서로 남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병이 낫게 될 것입니다.

 의인의 간절한 기도는 큰 힘을 냅니다.

 

 

엘리야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지만

열심히기도하자 삼 년 육개월 동안 땅에 비가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도하자, 하늘이 비를 내리고 땅이 소출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