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의 오두막 (flower-picnic)
산골도 사람사는 곳이다. 본문
사진: 오두막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정금공소 (2주일에 한번 신부님과 미사를 드릴수 있는 곳)
오늘 난 몸이 아프다.
아니 몸도 아프지만
마음도 아프다.
몸이 아픈 이유가 마음에 있지않나 생각한다.
횡성에 남편과 떨어져 나만 홀로 전입신고를 하고 이젠 병원신고식까지 한다.
시골병원은 인상적이다.
병원로비에서 옆 사람들과 금방 친구가 됐다.
참깨기름을 내고 병원도 들릴겸 장날 나오신 할머니.
올해 비가 많이와 참깨 수확할 때 힘드신 이야기를 내게 하신다.
신이 나서 이야기하시는 할머니를 보며 나는 웃는다.
한 아이와 함께 온 젊은 엄마는 나이도 삼십대인데 당뇨가 있단다.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고 당뇨관리를 하지않아 자꾸 병원을 온단다.
젊은 엄마가 안타깝다.
물리치료실.
어느 할아버지 한분은"11시40분 차 놓치면 안된다"고
선생님께 이야기를 하니 아무렇지도 않게 "알았다"고 하신다.
산골에서 하루 몇번 안되는 버스시간을 놓칠 수 없으니...
아마 이런 일은 시골병원에서 자주 있는 광경일 것이다.
재미있는 풍경.
잠시동안 아픔을 잊고
우린 오랜 친분을 나눈 친구가 되어 본다.
내게 이득이 되거나 재미가 있는 이야기도 아닌데 아주 편안하다.
이런저런 시골이야기에 잠시 나의 아픔을 잊어본다.
사람과 사람
부딪치며 살아가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도심에서 이런저런 불편한 관계에서 벗어나
산골을 찾아든 내가
상상한 것과는 또 다른
새 이웃과의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
그리고 다시 깨달음
이곳도 역시 사람사는 곳이었다는 것.
어디에고 사람은 혼자일 수는 없다는 것.
받아들임이다.
조금은 편안하다.
관계가 없는 삶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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