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의 오두막 (flower-picnic)
어머님의 손길 본문
어제는 영월 어머님사시던 집에 다녀왔습니다
어머님이 가신지 일년하고도 반이 지난 주인잃은 그 집은
작고 초라한데다 무척 낡아 손볼 곳이 많았어요.
생전에 어머님계실 때는 잠깐 불편함도 참지못해
하룻밤 묵으려면 참 어설펐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계시지도 않은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드는지요.
대문에 들서면서 "어머님,저희 왔어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언제나 그러셨듯이 방문턱에서 까치발을 하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시던 모습이.....
버선발로 뛰어나오실것같은 모습이.....
잠시 .....
아들보다 며느리를 더 사랑해 주시던 분이셨지요.
벽시계가 그대로 빈집을 지키고 생전에 쓰시던 가구들도 임자를 잃고 아직갈길을 정하지 못했네요.
모든 어머님들이 그러하시듯 모든 물건들을 소중하게 그리고 아껴서 쓰시던 분.
올해부터 주말은 이곳에서 지내려구요.
집 정리를 좀하고 텃밭에 고구마랑,감자, 상추, 고추, 옥수수등 채소도 심을려구요.
서울 말고는 살아보지도 않은 이곳 영월이 저를 자꾸 이곳에 오게 합니다.
이런 생각도 들어요. 어머님의 삶을 내가 대물려 받는 것같다는....
내려오니 공기가 달라서인지 머리가 아주 상쾌합니다.
어머님 쓰시던 주인잃은 가구들이며 집기들, 그릇들 다 제가 쓰렵니다.(버린것도 많은데)
돌아가시기 두 달전,
입맛없으신 어머님에게 억지로 밥맛나셔야 된다고 사골을 고아드리고 우리는 올라왔지요.
그리고 며칠 안있어 암이라는 걸알고 서울로 오셔 계시기를 달반.
어머님은 그렇게 서둘러 먼길을 떠나셨습니다.
올라오실 때 아셨을까요? 당신이 이 집을 다시는 오지 못하시리란 걸........
문짝하나도 다 소중한 어머님의 손길이 그대로인듯합니다.
오늘은 문 창호지 사다가 바르고 다음 주는 제가 태어나 처음으로 하는 도배를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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